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

100-3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태양과 함께 쑥더미가 꾸물거렸다찬란한 태양이 꾸물거리는 사이 쑥더미가 쑥덕거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사차선 도로에는 엉금거리는 거미가 툭툭 거리며 뛰어 다녔다멋진 원피스에 뽀쪽 구두를 싣고 빨간가방을 들고 경쾌한 노랫소리에 몸을 맡기며 걸어갔다그 곳엔 대머리의 짜리몽땅, 긴머리의 목련 같은 군상들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는 나에게 두 손을 번쩍드는 사람과 사람들손과 손이 마주 닿으면서 느켜지는 찐득함에 속이 뒤틀어진다일 더하기 일도 모르는 영숙은  그들에게  메스커움을 참으면서 흐끄므레한 종이를 들고 다녔다달이 떴다 지고 별들이 춤을 추던 날들이 손가락 마디를 지나고 한참 후 드디어 영숙은 자립을 하였다드디어 단칸방의 주인이 되었다단칸방 안에는 구릿빛 단스가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는.. 더보기
100-2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사차선에서 팔차선으로 도로는 바뀌고 있었다늘 항상 때때로 오고 가던 사차선 도로가 밤새 내린 진눈깨비로 팔차선이 되어나의 두 발을 엮어 놓는다 내가 이 길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두 발과 두 손을 몸뚱아리에서 분리하는 길 밖엔 없다몸의 허리까지 속울음이 차고 넘치자 난 30년 넘게 다녔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어둡침침한 동굴속주위엔 마늘과 쑥더미가 뒹굴고 있다돈으로부터 시작된 어미와 아비의 대화는 새벽녁까지  아비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이어진다두 발이 어지럽게 흔들거리며 중재를 해보지만 13살의 어린아이도 아비의 폭행의 대상이었다그렇게 한시즌의 육탄전이 끝나면 책가방을 들고 여고생이 된다동굴안의 쑥냄새가 코를 찌른다 최루탄 가스를 뒤집어 쓰고 학교 뒷산으로 도망다니던 선배의 모습이 생각난다최루탄 현장으.. 더보기
100-1 사명서 끝내는 선택한 사랑잊혀져가는 희미한 사랑을 끝내 붙잡는 애처로운 여인처럼 그렇게 난 너와 인연을 놓치 않으려 몸부림 치는 세월들이었다 계곡의 물이 차 올라 넘어갈 수 없을 때에도 구불구불한 돌길을 걸을 때에도 넌 항상 나의 옆을 지켜 주었다 항상 내 곁을 지켜주던 너를 이젠 선택하려 한다 이젠 너에게 받은 사랑 넘겨 주려 한다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이 아니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초한 여인처럼 난 너에게 예의를 갖추고자 한다나의 모든 걸음은 너를 향한 고백이 될 것이다그래서 나의 모든 걸음은 너를 향한 고백이 될 것이다 비가 오던 날 우산을 씌워 주던 너에게 못다한 나의 고백 눈이 오던 날 내 손을 꼬옥 잡아주던 너를 향한 두근거림 바람이 불던 날 넓은 가슴으로 날 안아주던 너의 뜨거움에 대한..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