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100-11 전화벨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군상들 전화벨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군상들하루종일 사지가 절단 되고 정신은 지옥불에 방황하다 돌아와 철제침상과 한몸이 되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깜깜한 천정을 바라 보고 공기반 신음반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파집고 들어오는 벨소리, 아비의 폭행이 시작 되었나 그래서 나를 호출하나 경직 되어 오는 사지를 뒤로 하고 빠른 속도로 벨소리를 잠재우자 들려 오는 소리 "영숙아 다음달에 영자 올라간다 니가 좀 데리고 있어라" 자유를 얻은지 아니 탈출한지 이제 겨우 6개월이 넘어 가는데 또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동생들은 변했을까 " 야 이년아 엄마가 나갔다 돌아오면 신발 정리도 하고 밥도 해놓아야지 이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어미의 외출 후에도 어김 없이 영숙의 머리카락은 줄어 드렀고 5남매나 되는 동생.. 더보기 100-10 한 코씩 준비하는 갑옷 한 코씩 준비하는 갑옷어쩌면 의도적인 회식. 찢어진 파편을 연결하여 한 손엔 뽀족구두를 들고 다른 한 쪽엔 빨강가방을 들고서 도착한 자작나무숲. 긴 호흡을 하는 영숙앞에 은사시나무가 손 짓한다 영숙은 순한양이 되어 한 걸음 다가간다 "염병하네 가시네야 너 부르조아냐 음료수를 왜 남겨 이년아" 연극반 선배의 목소리가 다방안에 가득하다 그도 그럴것이 영숙은 대학을 가기전에 라면 하 나 음료수 한 병 사먹지 않았다 아비의 폭행 속에서도 어미는 늘 화롯불에 도너츠를 만들어 먹였고 라면을 먹으면 자식들이 죽는 줄 알고 불량식품이라는 가스라이팅으로 불량식품은 입에 대지 않았다 하물며 콜라는 어떻겠는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교내 예술제에 연극을 기획하고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하면서 끼를 발산했던 영숙은 당연히 연극동아리.. 더보기 100-9 애잔한 한 걸음 1. 애잔한 한 걸음어느 날이었다밖은 염화구리를 깔아 놓은 듯 짙푸른색이다어디선가 황금빛 나비가 가슴팍을 뒤집고 날아든다주위엔 빨간 상사화가 만개 하여 깊은 상념에 빠져 있다보일 듯 말 듯 발 끝에 묻혀온 그리움은 심장 끝자락에 살포시 주저 앉는다 계곡 너머 숨어 있던 맨들한 돌멩이의 숨겨 놓은 사연일까내려 앉은 그리움이 뜨겁다다솜 다솜 안아줘야지혹여 눈물샘 터지면 가만히 눈도 감아주자 달그림자 따라 흔들리는 뒷걸음일지라도당신과 동행하리라 걷다가 맨들한 돌맹이 만나면 주머니속 깊이 숨겨져 있던손 살며시 내밀어 따뜻한 온기 전하리라 눈 앞에 푸른벌판 끝없이 펼쳐지는 세상을 만나면나미련 없이 발끝 먼지 털어내고 먼저 가 기다리는 내사랑 품에 안기리라뜨겁던 밤 그 날처럼.2. 맹세/박지수너의 걸음이 져며 져며.. 더보기 100-8 술 한 잔에 철저히 왕따를 당했다 술 한 잔에 철저히 왕따를 당했다 그렇게 난 모든 회식에 철저히 술을 거절 하였고 그 뒤로 사무실의 사무장은 눈에 보이게 날 왕따를 시켰다 하지만 난 왕따의 상황에서도 말하지 못했다 왜 나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냐고 따지지도 못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경험한 아비의 폭행이 사회로까지 이어진 듯 하였다 나의 선임은 근무시간엔 술과 함께 그리고 6시 이후엔 업무를 난 누구에게도 일을 배울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불쌍히 바라봐 주는 건 오로지 내 곁에 숨겨둔 뽀족 구두뿐이다 눈물을 감추는 나를 툭 툭 친다 그러면서 하는 말 "걱정마 조금만 참아 그 곳으로 가자 내가 거기서 많이 사랑해줄께" 무슨말일까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나 몰래 뽀족구두 혼자서 다녀온 곳이 있을까 머릿속에서 그 달콤한 속삭임이 떠나지 않는다 오늘.. 더보기 100-7 누더기가 된 원피스 사이에 드러난 속살 누더기가 되어 버린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속살모두가 떠난 시멘트 바닥엔 산소와 질소가 만나고 이산화탄소가 곁을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라고 말할 수도 없는 어디쯤에 발랄하게 벗어 놓은 빨간 구도를 찾아서 보이지 않는 두 눈을 치켜 세우고 괜시리 옆을 지나는 이산화탄소에게 짜증을 낸다 넌 뭐야 나에게 네가 필요한거야 그렇게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이 빨간 구두를 손에 넣고서야 직립 보행을 시작한다 다시 아침에 만났던 횡단보도앞이다 백발이 무성한 노인은 날 경이롭게 바라본다 " 색시 신발색이 곱소" 내려다 보는 신발코와 눈이 마주쳤다 네 발로 기어 다니며 빨갛게 색칠한 두 눈도 다시 직립 보행한 나의 모습도 다 보았을 신발에게서 떠난 눈은 하늘을 바라본다 나와 상관없이 눈꺼플 사이로 쭈삣 쭈삣 들어오는 .. 더보기 한번은 한 번은 / 보헤미안날아 오르고 싶었다한 번은보드라운 모래밭이 아니라도 묻히고 싶었다한 번은 높지도 않은 별나라에 가고 싶었다한 번은22,265일 단 한 번이라도 흰나비 되어 날아 오르고 싶었다늘 항상 나의 발목을 잡는 , 나의 두 어깨를 잡는 나의 심장을 짓누르는 넌 누구인가22,265일한 번은 놔 줄 듯 한데 지금, 이 순간 하늘은 초록빛이다 더보기 100-6 네모난 상자안으로 요물은 파고 들었다 네모난 상자안으로 요물은 파고 들었다온몸이 총을 맞아 갈갈이 찢어져 파편으로 나뒹글고 있었다 문 밖에서 들리는 발자욱 소리는 누구일까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자작나무숲이 뚫려버린 것일까 하루종일 전라도여자도 아닌 그렇다고 경기도 여자도 아닌 그저 영혼 없이 서 있었던 시간들에게서 벗어나 이제야 겨우 추영숙의 세글자 중 추 자를 꺼내 비에 젖은 촉을 하나씩 말리기 시작했는데 누구일까 누구에게 침범 당한 것일까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한 그사람일까 어느새 문틈 사이로 슬금 슬금 들어 오는 그사람의 냄새 눈꺼플 사이를 유영하는 요물이 웃고 있다 넌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라고 히히덕 거린다 왜 하필 나인가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내인생의 불청객이 되어 버린 요물은 이제 떠날 생각이 없나 보.. 더보기 100-5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산호등은 노란색에서 깜박거리고 거리의 모든 나무들은 째깍 째깍 소리를 내기 시작 하였다날아가 버린 빨간구두를 찾느라 늦게 출발한 영숙은 점점 다가오는 검은 손의 공포에 온 몸이 굳어져 갔다어미는 살고 있는 집을 다시 짓는다며 8식구를 단칸방에 쑤셔 넣었다 아침 일찍부터 나가는 어미 대신남은 오남매의 도시락 12개는 올곶이 영숙의 몫이었다새벽6시 공포스럽게 지축이 흔들리며 괴기에 가까운 공음이 울릴 때 영숙은 일자형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한다일렬로 줄을 세우고 동그라미, 내모, 세모가 각자의 자리를 채울 때 딸그락 소리와 함께 태양을 맞이한다발랄한 여고생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로 분장 후 가방을 든다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지나고 어.. 더보기 이전 1 ··· 15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