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비상계엄 이후 등장한 '카운터스(극우추적단)'는 온라인에서 극우 유튜버와 혐오 발언을 감시하는 시민 모임입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계기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광주 집회의 진실을 파헤치고, 신남성연대의 댓글 조작을 폭로하는 등 4개월간 온라인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습니다.
1️⃣ 일본 '카운터스'에서 영감을 얻은 온라인 감시단
🌏 '카운터스'라는 이름은 일본의 시민연대에서 따왔습니다. 2010년대 일본에서는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이라는 단체가 혐한 시위를 벌이자, 이에 맞서 '차별 반대'를 외치며 맞불 시위를 벌인 일본인 시민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일본 최초의 '혐오표현금지법' 제정까지 이끌어냈죠.
🇰🇷 한국의 '카운터스'는 지난해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등장했습니다. 일본의 카운터스와 달리 주 활동 무대는 온라인입니다. 30대 직장인이 운영하는 이 계정은 극우 유튜버들의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감시하고, 혐오 발언이 퍼지는 채팅방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 서부지법 폭동 사태, 카운터스 활동의 시작점
⚖️ 카운터스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올해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였습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그의 지지자들이 법원에 진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입니다.
😱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던 기존 극우 세력과 달리, 서부지법에서 난동을 부린 이들은 연령대가 다양했고 규모도 늘어났으며 무엇보다 폭력성을 강하게 표출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혼자서는 역부족이라고 느낀 운영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함께할 사람들을 모았고, 현재는 약 100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극우 유튜버 계정 120개, 극우 오픈 카톡방 35곳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혐오 발언을 각 플랫폼에 신고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3️⃣ '광주가 쪼개졌다'는 주장의 진실 파헤치기
🚌 카운터스는 온라인을 떠나 오프라인 현장에서 직접 팩트체크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15일 광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을 때의 일입니다.
📰 당시 보수 언론과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에 수만 명이 모였다", "광주가 반으로 쪼개졌다"는 주장이 퍼졌습니다. 이에 카운터스 운영자는 직접 현장으로 가 진실을 확인했습니다.
🔎 현장에서 집회 참석자를 태우고 온 버스 64대의 유리창에 적힌 단체명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모두 보수 단체나 교회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의 여론으로 보기 힘든 증거였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버스가 모두 떠난 자리에는 30명 정도만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4️⃣ 신남성연대의 댓글 조작 폭로
💻 카운터스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극우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의 네이버 기사 댓글 조작을 추적해 공개한 일입니다.
📊 지난 3월, 카운터스는 신남성연대가 조직한 2만9,000명 규모의 텔레그램방에서 일정 기간 '좌표'를 찍은 기사의 댓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댓글 부대는 약 2,500명 규모로, 상위 15명이 두 달여 동안 1만 개가 넘는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행위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뉴스 댓글 순위를 조작했다는 증거였습니다.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신남성연대 단체방에서 최다 댓글 작성자는 본인의 댓글 1,087개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등을 '댓글 조작을 통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5️⃣ 카운터스의 다양한 활동과 성과
🔎 카운터스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견한 내용을 신속히 자체 계정이나 온라인 게시판에 정리해 공유합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이 대표적입니다:
-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행패를 부린 안병희씨의 과거 가짜뉴스 퍼뜨린 이력 정리
- 극우 성향 유튜브의 '뷰봇' 사용 의혹 제기
- 혐오 발언이 넘치는 오픈 채팅방 감시 및 신고
🏆 이러한 활동 덕분에 일부 혐오 발언 채팅방에서는 "말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카운터스의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또한 극우 유튜버의 수익 창출이 중단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6️⃣ 최근 주목하는 '자유대학'의 수상한 움직임
👨🎓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기존 개신교 단체가 주축이 된 극우 운동의 기세는 다소 꺾였지만, 카운터스는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자유대학'이라는 대학생 모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지난 1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결성된 이 단체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며 시위와 거리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 카운터스가 주목한 대목은 이 단체의 자금 출처입니다. "대학생 시위에 어울리지 않게 첫날부터 큰 돈이 드는 20톤 트럭과 크레인, 플라잉 스피커를 가지고 나왔다"며, "결성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신생 단체에 후원금 1,800만 원이 일주일 만에 들어왔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7️⃣ 일상에서 실천하는 민주주의 수호
✊ '극우추적단' 카운터스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서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는, 온라인 속 '느슨한 연대'로 연결돼 있는 이들은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습니다.
💬 "사실 직장도 다녀야 하니 엄청난 품을 들이지는 않습니다. 일상에서 혐오 발언을 무시하지 않고 하나하나 모으는 것뿐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 혐오와 증오를 표출하고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거나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현상에 맞서,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만든 '카운터스'의 활동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거짓말과 혐오로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