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agent: * Allow:/ '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카테고리의 글 목록 (1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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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100-5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산호등은 노란색에서 깜박거리고 거리의 모든 나무들은 째깍 째깍 소리를 내기 시작 하였다날아가 버린 빨간구두를 찾느라 늦게 출발한 영숙은 점점 다가오는 검은 손의 공포에 온 몸이 굳어져 갔다어미는 살고 있는 집을 다시 짓는다며 8식구를 단칸방에 쑤셔 넣었다 아침 일찍부터 나가는 어미 대신남은 오남매의 도시락 12개는 올곶이 영숙의 몫이었다새벽6시 공포스럽게 지축이 흔들리며 괴기에 가까운 공음이 울릴 때 영숙은 일자형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한다일렬로 줄을 세우고 동그라미, 내모, 세모가 각자의 자리를 채울 때 딸그락 소리와 함께 태양을 맞이한다발랄한 여고생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로 분장 후 가방을 든다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지나고 어.. 더보기
100-4 눈 앞의 쑥더미가 씰룩거린다 눈앞의 쑥더미가 씰룩거린다이 쪽 저 쪽으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 버린 빨간 구두도 한 잔 와인에 취해 버렸나 보다 몸의 이 것 저 것을 감추기 바쁜 원피스 조각들은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나의 사차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수많은 손가락들은 두 손을 들어 합장을 해주었지만 정작 영숙의 몸은 염증이 늘어나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노란 개나리가 활짝 웃듯이 썩어가는 잇몸을 감추고 웃음을 파는 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가늘게 들어오는 햇살에 춤을 추는 쑥더미. 누가 들어왔을까 씰룩거리다 갑자기 일어서서 규칙 없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불안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던 쑥더미가 왜 갑자기 그것도 무작위의 칼춤을 시작하는 것일까 어두운 동굴 속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나의 자리는 동굴.. 더보기
100-3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태양과 함께 쑥더미가 꾸물거렸다찬란한 태양이 꾸물거리는 사이 쑥더미가 쑥덕거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사차선 도로에는 엉금거리는 거미가 툭툭 거리며 뛰어 다녔다멋진 원피스에 뽀쪽 구두를 싣고 빨간가방을 들고 경쾌한 노랫소리에 몸을 맡기며 걸어갔다그 곳엔 대머리의 짜리몽땅, 긴머리의 목련 같은 군상들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는 나에게 두 손을 번쩍드는 사람과 사람들손과 손이 마주 닿으면서 느켜지는 찐득함에 속이 뒤틀어진다일 더하기 일도 모르는 영숙은  그들에게  메스커움을 참으면서 흐끄므레한 종이를 들고 다녔다달이 떴다 지고 별들이 춤을 추던 날들이 손가락 마디를 지나고 한참 후 드디어 영숙은 자립을 하였다드디어 단칸방의 주인이 되었다단칸방 안에는 구릿빛 단스가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는.. 더보기
100-2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사차선에서 팔차선으로 도로는 바뀌고 있었다늘 항상 때때로 오고 가던 사차선 도로가 밤새 내린 진눈깨비로 팔차선이 되어나의 두 발을 엮어 놓는다 내가 이 길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두 발과 두 손을 몸뚱아리에서 분리하는 길 밖엔 없다몸의 허리까지 속울음이 차고 넘치자 난 30년 넘게 다녔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어둡침침한 동굴속주위엔 마늘과 쑥더미가 뒹굴고 있다돈으로부터 시작된 어미와 아비의 대화는 새벽녁까지  아비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이어진다두 발이 어지럽게 흔들거리며 중재를 해보지만 13살의 어린아이도 아비의 폭행의 대상이었다그렇게 한시즌의 육탄전이 끝나면 책가방을 들고 여고생이 된다동굴안의 쑥냄새가 코를 찌른다 최루탄 가스를 뒤집어 쓰고 학교 뒷산으로 도망다니던 선배의 모습이 생각난다최루탄 현장으.. 더보기
100-1 사명서 끝내는 선택한 사랑잊혀져가는 희미한 사랑을 끝내 붙잡는 애처로운 여인처럼 그렇게 난 너와 인연을 놓치 않으려 몸부림 치는 세월들이었다 계곡의 물이 차 올라 넘어갈 수 없을 때에도 구불구불한 돌길을 걸을 때에도 넌 항상 나의 옆을 지켜 주었다 항상 내 곁을 지켜주던 너를 이젠 선택하려 한다 이젠 너에게 받은 사랑 넘겨 주려 한다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이 아니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초한 여인처럼 난 너에게 예의를 갖추고자 한다나의 모든 걸음은 너를 향한 고백이 될 것이다그래서 나의 모든 걸음은 너를 향한 고백이 될 것이다 비가 오던 날 우산을 씌워 주던 너에게 못다한 나의 고백 눈이 오던 날 내 손을 꼬옥 잡아주던 너를 향한 두근거림 바람이 불던 날 넓은 가슴으로 날 안아주던 너의 뜨거움에 대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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