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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100-3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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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함께 쑥더미가 꾸물거렸다

찬란한 태양이 꾸물거리는 사이 쑥더미가 쑥덕거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차선 도로에는 엉금거리는 거미가 툭툭 거리며 뛰어 다녔다

멋진 원피스에 뽀쪽 구두를 싣고 빨간가방을 들고 경쾌한 노랫소리에 몸을 맡기며 걸어갔다

그 곳엔 대머리의 짜리몽땅, 긴머리의 목련 같은 군상들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는 나에게 두 손을 번쩍드는 사람과 사람들

손과 손이 마주 닿으면서 느켜지는 찐득함에 속이 뒤틀어진다

일 더하기 일도 모르는 영숙은  그들에게  메스커움을 참으면서 흐끄므레한 종이를 들고 다녔다

달이 떴다 지고 별들이 춤을 추던 날들이 손가락 마디를 지나고 한참 후 드디어 영숙은 자립을 하였다

드디어 단칸방의 주인이 되었다

단칸방 안에는 구릿빛 단스가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는 1인용 철제 침대가 나의 체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땡~~~~~~ 6시가 되어 빨간가방을 들고 뽀쪽구두를 신고 영숙만을 기다리는 단칸방을 향하려 할 때

대머리의 짜리몽땅이 영숙을 부른다

"어이" 영숙씨 오늘 회식이야 술 한 잔 해야지

어떻게 하나 난 술을 못마시는데  맑은 하늘은 갑자기 먹그름으로 가득하다

코두레에 메여 큰눈을 꿈뻑이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가 된 영숙은

끝내 돌아오지 못하였다

이산화탄소가 올라오는 사각거리는 통을 부여 잡고 엄마도 불러 보고 

첫사랑의 이름도 불러 보지만 그들은 오지 않았다

배신의 아픔을 감싸 돌아서는 길 

뽀쪽구두는 잘려져 나가고 나풀대는 천자락은 영숙의 몸을 감싸 주기엔 역부족이다

정신은 이미 자작나무숲 속으로 줄행랑을 치고 아직 1프로 남은 빨간피에 의지한 채

두 발을 사용하는지 네 발을 사용하는지 알 수 없는 모양으로 

네모한 중앙에 있는 구멍에 쇳덩이를 넣는 순간 찰칵 하며 

철제 침대가 영숙을 맞이 했다

#책강대학#백일백장#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탈출#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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