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100-8 술 한 잔에 철저히 왕따를 당했다 술 한 잔에 철저히 왕따를 당했다 그렇게 난 모든 회식에 철저히 술을 거절 하였고 그 뒤로 사무실의 사무장은 눈에 보이게 날 왕따를 시켰다 하지만 난 왕따의 상황에서도 말하지 못했다 왜 나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냐고 따지지도 못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경험한 아비의 폭행이 사회로까지 이어진 듯 하였다 나의 선임은 근무시간엔 술과 함께 그리고 6시 이후엔 업무를 난 누구에게도 일을 배울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불쌍히 바라봐 주는 건 오로지 내 곁에 숨겨둔 뽀족 구두뿐이다 눈물을 감추는 나를 툭 툭 친다 그러면서 하는 말 "걱정마 조금만 참아 그 곳으로 가자 내가 거기서 많이 사랑해줄께" 무슨말일까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나 몰래 뽀족구두 혼자서 다녀온 곳이 있을까 머릿속에서 그 달콤한 속삭임이 떠나지 않는다 오늘.. 더보기 100-7 누더기가 된 원피스 사이에 드러난 속살 누더기가 되어 버린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속살모두가 떠난 시멘트 바닥엔 산소와 질소가 만나고 이산화탄소가 곁을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라고 말할 수도 없는 어디쯤에 발랄하게 벗어 놓은 빨간 구도를 찾아서 보이지 않는 두 눈을 치켜 세우고 괜시리 옆을 지나는 이산화탄소에게 짜증을 낸다 넌 뭐야 나에게 네가 필요한거야 그렇게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이 빨간 구두를 손에 넣고서야 직립 보행을 시작한다 다시 아침에 만났던 횡단보도앞이다 백발이 무성한 노인은 날 경이롭게 바라본다 " 색시 신발색이 곱소" 내려다 보는 신발코와 눈이 마주쳤다 네 발로 기어 다니며 빨갛게 색칠한 두 눈도 다시 직립 보행한 나의 모습도 다 보았을 신발에게서 떠난 눈은 하늘을 바라본다 나와 상관없이 눈꺼플 사이로 쭈삣 쭈삣 들어오는 .. 더보기 한번은 한 번은 / 보헤미안날아 오르고 싶었다한 번은보드라운 모래밭이 아니라도 묻히고 싶었다한 번은 높지도 않은 별나라에 가고 싶었다한 번은22,265일 단 한 번이라도 흰나비 되어 날아 오르고 싶었다늘 항상 나의 발목을 잡는 , 나의 두 어깨를 잡는 나의 심장을 짓누르는 넌 누구인가22,265일한 번은 놔 줄 듯 한데 지금, 이 순간 하늘은 초록빛이다 더보기 100-6 네모난 상자안으로 요물은 파고 들었다 네모난 상자안으로 요물은 파고 들었다온몸이 총을 맞아 갈갈이 찢어져 파편으로 나뒹글고 있었다 문 밖에서 들리는 발자욱 소리는 누구일까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자작나무숲이 뚫려버린 것일까 하루종일 전라도여자도 아닌 그렇다고 경기도 여자도 아닌 그저 영혼 없이 서 있었던 시간들에게서 벗어나 이제야 겨우 추영숙의 세글자 중 추 자를 꺼내 비에 젖은 촉을 하나씩 말리기 시작했는데 누구일까 누구에게 침범 당한 것일까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한 그사람일까 어느새 문틈 사이로 슬금 슬금 들어 오는 그사람의 냄새 눈꺼플 사이를 유영하는 요물이 웃고 있다 넌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라고 히히덕 거린다 왜 하필 나인가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내인생의 불청객이 되어 버린 요물은 이제 떠날 생각이 없나 보.. 더보기 100-5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 거대한 운무가 짱짱한 햇빛을 가렸다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산호등은 노란색에서 깜박거리고 거리의 모든 나무들은 째깍 째깍 소리를 내기 시작 하였다날아가 버린 빨간구두를 찾느라 늦게 출발한 영숙은 점점 다가오는 검은 손의 공포에 온 몸이 굳어져 갔다어미는 살고 있는 집을 다시 짓는다며 8식구를 단칸방에 쑤셔 넣었다 아침 일찍부터 나가는 어미 대신남은 오남매의 도시락 12개는 올곶이 영숙의 몫이었다새벽6시 공포스럽게 지축이 흔들리며 괴기에 가까운 공음이 울릴 때 영숙은 일자형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한다일렬로 줄을 세우고 동그라미, 내모, 세모가 각자의 자리를 채울 때 딸그락 소리와 함께 태양을 맞이한다발랄한 여고생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로 분장 후 가방을 든다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지나고 어.. 더보기 100-4 눈 앞의 쑥더미가 씰룩거린다 눈앞의 쑥더미가 씰룩거린다이 쪽 저 쪽으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 버린 빨간 구두도 한 잔 와인에 취해 버렸나 보다 몸의 이 것 저 것을 감추기 바쁜 원피스 조각들은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나의 사차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수많은 손가락들은 두 손을 들어 합장을 해주었지만 정작 영숙의 몸은 염증이 늘어나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노란 개나리가 활짝 웃듯이 썩어가는 잇몸을 감추고 웃음을 파는 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가늘게 들어오는 햇살에 춤을 추는 쑥더미. 누가 들어왔을까 씰룩거리다 갑자기 일어서서 규칙 없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불안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던 쑥더미가 왜 갑자기 그것도 무작위의 칼춤을 시작하는 것일까 어두운 동굴 속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나의 자리는 동굴.. 더보기 100-3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태양과 함께 쑥더미가 꾸물거렸다찬란한 태양이 꾸물거리는 사이 쑥더미가 쑥덕거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사차선 도로에는 엉금거리는 거미가 툭툭 거리며 뛰어 다녔다멋진 원피스에 뽀쪽 구두를 싣고 빨간가방을 들고 경쾌한 노랫소리에 몸을 맡기며 걸어갔다그 곳엔 대머리의 짜리몽땅, 긴머리의 목련 같은 군상들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는 나에게 두 손을 번쩍드는 사람과 사람들손과 손이 마주 닿으면서 느켜지는 찐득함에 속이 뒤틀어진다일 더하기 일도 모르는 영숙은 그들에게 메스커움을 참으면서 흐끄므레한 종이를 들고 다녔다달이 떴다 지고 별들이 춤을 추던 날들이 손가락 마디를 지나고 한참 후 드디어 영숙은 자립을 하였다드디어 단칸방의 주인이 되었다단칸방 안에는 구릿빛 단스가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는.. 더보기 100-2 팔차선 도로에서 머뭇거렸다 사차선에서 팔차선으로 도로는 바뀌고 있었다늘 항상 때때로 오고 가던 사차선 도로가 밤새 내린 진눈깨비로 팔차선이 되어나의 두 발을 엮어 놓는다 내가 이 길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두 발과 두 손을 몸뚱아리에서 분리하는 길 밖엔 없다몸의 허리까지 속울음이 차고 넘치자 난 30년 넘게 다녔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어둡침침한 동굴속주위엔 마늘과 쑥더미가 뒹굴고 있다돈으로부터 시작된 어미와 아비의 대화는 새벽녁까지 아비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이어진다두 발이 어지럽게 흔들거리며 중재를 해보지만 13살의 어린아이도 아비의 폭행의 대상이었다그렇게 한시즌의 육탄전이 끝나면 책가방을 들고 여고생이 된다동굴안의 쑥냄새가 코를 찌른다 최루탄 가스를 뒤집어 쓰고 학교 뒷산으로 도망다니던 선배의 모습이 생각난다최루탄 현장으..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