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수감자로 명명 받았다
엄마 언제 오냐던 딸의 목소리를 발판 삼아 악셀을 힘껏 밟아서 온 집 도우미선생님을 돌아 갔고 딸아이는 손가락이 아프다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이게 뭔가 딸의 세번 째 손가락이 빨갛다 왜 그랬는지를 물어 보니 이모가 나한테 계란 후라이 하는 법 가르켜 준다면서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 앉는다 이제 6살 된 아이에게 계란후라이를 하게 하다니 " 선생님이시죠 아이 손가락이 데었던데 무슨 일이죠" " 아 네 원래 저희가 요리는 안하게 되어 있는데 계란 후라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하는 법 가르켜 준다고 하면서 조금 데었는데 괜찮겠던데요" " 아니 6살 된 아이에게 불을 만지게 하고 후라이를 시킨것이 맞나요" " 우린 요리는 안해요" " 그럼 엄마 오면 먹으라고 했어야죠" 사람은 이럴때 기가 막혀서 죽나 보다 호흡이 어렵다 비상 수단이 필요한데 소리를 지를 수도 없다 아까부터 옆에서 불안한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딸아이 그래 긴 호흡을 하자 화장실로 들어 왔다 몇번의 긴 호흡 끝에 다시 딸을 안았다 뜨거워 하는 아이를 위해 찬물에 담그고 연고를 바르고 부산을 떤다 저녁을 먹여야지 다시 보모를 찾아야 한다 세상은 절대 엄마가 없다 단지 돈 벌이에 나선 눈 벌건 짐승들 뿐이다 아이게게 저녁을 먹이고 책을 읽히고 음악을 틀어 주고 잠자리를 봐준다 이제야 긴 한숨을 찾는다 하지만 아직 이르다 큰아이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학원에서 오겠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난 기다린다 옆길로 새진 않겠지 모두가 인정하는 영재가 아닌가 믿는다 돌아온 아들은 간식을 먹고 방으로 들어간다 " 아들 별일 없었지 공부는 할만하니" " 그래 없었어 나가 나 잘거야" " 그래 잘자라" 무언가 찝찝하다 하지만 오늘은 여유가 없다 아들까지 품을 가슴이 없다 그렇게 밤12시가 넘어서야 녹슬은 열쇠를 찾아 구멍을 맞추고 나의 쉼터로 들어갔다 감사를 몰랐다 그저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고 아무일 없이 지나길 순간 순간 바래면서 그렇게 살아가던 때 나를 내려 놓을 수 있는 단 한 곳 자작나무숲 그 곳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나의 동굴이 있다 내가 울면 우는대로 왜 우냐고 묻지도 않고 기다려준다 내가 미친년처럼 웃으면 그 웃음이 그치길 기다려 준다 그 곳은 나를 기다려 주고 온 사지가 찢어져 피 멍이 든 채로 가도 품어 안아준다 이유도 묻지 않고 나의 호흡을 연장 할 수 있는 곳 내 몸의 온갖 염증을 씻어 내고 씻어 낼 수 있는 곳 세상은 나를 이용하고 버리고 또 이용하고 처참히 밟아 버려도 자작나무숲에서 그냥 바라만 본다 묻지도 않고 새벽 동이 틀때까지 방황하다 천둥치는 소리에 깜짝놀라 벗어난다 딸아이는 이미 일어났고 아들은 취침중이다 아들을 깨우고 딸아이에게 오늘 입을 옷을 내 놓는다 내나이 39살에 낳은 딸은 5살이 되기 시작하면서 부터 혼자서 옷을 입는다 곧잘 한다 나이들어 낳은 아이이기에 내가 언제 세상을 떠날줄 몰라 강하게 키운다 세상에 지지 말라고 엄마처럼 이용 당하며 살지 말라고 그렇게 아들은 등교시키고 딸아이는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사무실로 향하는 난 언제나 빠듯하게 출근하다 " 우리청에서 제일 마지막 출근이 너인줄 알지" " 네 " 담당팀장의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이리 사는 건 가정의 돌봄이 먼저가 아닌가 또라이 남편의 월급이 끈긴 것은 벌써 5년이 넘어간다 미친놈이다 공무원이기에 인사계에 신고 해버리면 당장 목가지가 날아 가겠지만 아이들의 아빠라는 이유로 일년에 한 번도 오지 않고 월급 따위 구경도 못하는 미친놈이지만 그대로 둔다 천벌은 받을 놈이다 " 누나 나 연상이여" " 그래 어젠 잘잤니" " 누나 나 다시 들어갈 것 같아" " 아니 왜 밤사이에 뭔 사고쳤냐" " 어제 노래방에서 형이랑 노래하다 노래방 주인이 하도 성길 나게 하길래 한 대 쳤는디 고소 한다고 하네" " 아이고 연상아" " 누나 나 이번에 들어가면 좀 살 것 같아 영치금 종 넣어줘" " 아뭏튼 건강 관리 잘해라 내가 너 떄문에 못산다" " 누나 미안하네" 신은 정말 존재할까 태어난 순간부터 잘난 부모 때문에 세상의 꼭대기부터 시작하여 꼭대기에서 생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어나면서 부터 세상의 빛이 있는지도 모르고 어둠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 치다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는 와중에 상대를 죽여서 그 핏물을 받아 먹고 살아가는 흡혈귀도 있다 아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흡혈귀인지도 모른다 상대의 약한 곳에 빨대를 꼿아 놓고 핏물을 받아 먹는 흡혈귀 나온지 이틀만에 다시 들어가는 그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노래방 주인을 위한 복수를 다짐할까 사고를 치고도 영치금을 부탁하는 그는 염치가 있을까 없을까 나오면 다시 찾아오겠지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래본다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이 그리운 날이다 " 야 영숙이 한 잔해 막걸리 한잔도 못하냐 " " 알아써 한 잔 줘봐 오늘은 마신다" 막걸리 한 잔에 미대앞 잔디 밭은 나의 잠자리가 되어 버렸다 하늘은 따뜻했고 땅은 포근 했다 그야말로 정신줄을 놓은 것이다 어쩌면 나에겐 소중한 막걸리에 대한 추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정신줄을 놓더라도 막걸리 한 잔이 고픈날이다 나를 기다리던 아이가 없었다면 나도 술 한 잔에 비틀대는 시간들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 그래도 되는 시간을 충분히 만들 수도 있었지만 잘난 내 자존심이 흐트러진 나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 맞을 듯 싶다 말 그대로 연상이는 교도소에 재수감 되었나 보다 아침 전화 이후엔 연락이 없다 " 팀장이 연상이 재수감 된 것 같아요" " 한동안 우리 차주사 고생 안해도 되겠네" 웃프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싫어가는 기피 민원은 나의 일이 되어 버렸다 얼척이 없다 한 마디가 입속에서 너울대 듯 춤을 춘다 하지만 난 내 뱉지 못한다 " 왜 제가 고생 해요 그게 제일도 아닌다" 그 말을 했어야 했다 그래야 그들이 당연히 생각하는 민원 해결에 대한 힘듬과 고마움을 안다 난 못한다 왜 어려서의 아비의 폭행과 어미의 자살에 대한 가스라이팅이 모든 순간에 용기 보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끼는 감정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치료를 받고 해결 해야 되는 문제인줄을 그 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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