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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100-98 가슴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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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시리다 / 박지수

 

문을 열고 들어 오는 넌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이었다

상투적인 인사를 하고 늘 시키던 차를 시키고

옆자리의 보호자는 철저한 가면속에 본인들의 흉터를 지우고

열심히 웃으며 냉정한 표정으로 자리 앉아 있다

 

보호자가 떠나고 둘만의 시간

마시던 차를 마저 마시고

소득도 없어 보호자의 그늘에 있던 나는

호기롭게도 택시를 잡았던

익숙하지도 않았던 당신은 택시번호를 외우며

잘가라 한다

 

택시번호를 외우던 당신 모습에

수 없이 많은 탁자를 마주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고백을 받은 내가

왜 떨렸는지 알 수가 없다

미스테리

 

드디어

작은 나무에 연초록빛 잎이 나오기 시작하고

사계절이 지나면서 예쁜 꽃봉우리 막 피우려 할 때

숨겨둔 칼을 휘두리며 자취를 감춰버린 사랑

 

눈이 내리는 아침

커텐을 열어 젖힌 창가에 

아직도 택시번호를 외우고 있는 당신이 서 있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나의 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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