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은 믹스커피향에 영혼을 실려 보내고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 비가 내리면 가슴 한 켠이 축축해진다 어쩌면 심장 뒤에 숨겨 놓은 추억 하나가 꿈틀거리기 때문일까당요로 인하여 믹스커피를 차단한 지도 벌써 서너달이 되어 간다 아침부터 추적거리는 빗물은 어느새 입술도 빼앗아 가버리고 세상을 향해 날름 거렸던 혀의 간사함도 날려 버린다 말 없음, 침묵 그렇게 한참이 흘러갔다 그사람은 잘 있을까 늘 나의 손을 잡고 길을 걸었던 사람 행여 차가 오면 날 안아 안쪽으로 보냈던 사람 난 그게 사랑인지도 행복인지도 모르고 그저 당연한 것처럼 받았다 잘있겠지 그래 잘살겠지 가끔은 생각의 주머니를 튀어 나아 나에게 안긴다 오늘은 그냥 느리고 싶다 앞이 보이지 않는 비 덕분에 사무실은 조용하다 이 것 저 것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들의 컴퓨터 좌판 두드리는 소리가 허공에서 머물다 연기처럼 사라진다 떠나고 싶다 나에게 매어진 삶의 고리들을 커다란 칼로 잘라 버리고 그저 걷고 싶다 그러다 내 사랑하는 님 만난다면 못다한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싶다 그것이 불륜일지라도 세상의 법,원칙을 무시하고 선 밖으로 생각 없이 걷고 달리고 싶다 그러다 지치면 돌아오겠지 돌아오지 않는다고 누가 내게 손가락질 하겠는가 난 이미 잊혀진 여인일텐데 코속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믹스커피의 향이 날 유혹한다 지지 않아야 한다 세상을 저벅거리며 걸어갈 때 적어도 추한 모습 보이지 않아야 하니까 이 순간에도 이성의 끈을 잡고 았는 내가 싫다 난 왜 선 밖으로 나가지 못할까 다른 사람들처럼 가끔은 술에 의지하여 헛소리도 하고 가슴 설레이게 하는 누군가와 여행도 떠나보지 못하는가 " 팀장님 전화 왔는데요" 한참을 고정 되지 못하고 헤매이던 눈은 다시 자리를 잡는다" 응 그래" " 팀장님 접니다" 술을 마셨을까 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딸을 성폭행 하여 아이들과 강제 분리된 남자이다 가끔 술이 떡이 되어 전화를 한다 아들이 아닌 딸이 보고 싶다고 정녕 보고싶은 것일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사람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함이 서로에게 얼마나 처절한 일인지 당해보지 못한 사람움은 모른다 삼십분 이상을 눈물로 하소연 하지만 난 "네""어떻게 해요" "술 조금만 마시세요" 왜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끔은 진실일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때는 나도 함께 슬픔속에 빠진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아빠가 더 나이가 들면 만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아빠를 받아 들일까 수화기를 놓고 다시 나의 눈동자는 촛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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