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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100-39 먹물처럼 어두운 바다가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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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처럼 어두운 바다가 춤을 추었다

" 국장님 제발 이번엔 좀 쉬게 해주세요 딱 1년만 쉴께요" 입술이 쉬지 않고 나의 심장도 쉬지 않고 두 눈이 히번득 거리는 국장을 향해서 애원 아닌 애원을 한다 세상의 바다를 헤어쳐 오면서 더러우 누구에게도 해보지 않았던 애원이다 " 니가 뭔일이냐 부탁을 다하고 생각해 볼께 근디 니가 가블면 여기 민원들은 누가 처리하냐" " 아니 제가 민원 전담자예요 그렇다고 뭐 좋은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필요할 때만 부르시면서" " 알았어 생각해 볼께" 국장실을 나오면서 실낱 같은 희망이 꿈틀댄다 정말 이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이젠 도저히 신체적으로 힘들다 제발 갈 수 있기를 요물만 작동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심한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6살 된 딸을 아동학대한 협의로 분리 조치하여 딸을 시설에 맡기고 살아가고 있는 알코올중독자다 오늘도 여전히 소리를 지르면서 딸을 내놓으라고 한다" 야 니들이 뭔데 내 딸을 못만나게 하냐 이년들아 애 딸 데려오라고 흑흑흑" " 이봐요 딸을 만나려면 술을 안마셔야 만날 수 있지 이렇게 술을 마시면 못만나요"  " 주사님 아빠가 딸을 못만나다는게 말이 되요 어떻게 생각해요" 딸이 6살이 되던 해 동네 슈퍼를 갔는데 행동이 이상해서 슈퍼아줌마의 신고로 시작된 아동성추행 및 학대는 도저히 처리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나 친형의 도움으로 분리가 가능하였다고 한다 내가 이곳에 오기 몇년전의 일이고 이 남자는 내가 사건의 전말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떼를 쓰는 것이다 자기 자식을 통해서 성적인 욕구를 채웠던 아버지 그 아버지는 아들과 딸 남매를 둥ㅆ고 모두 싯ㄹ로 보내졌으나 오로지 딸만 찾는 것이다 악마다 악마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분명 저 모습일 것이다 한 시간 이상을 떠들고 죽인다고 위협하고 상담실에서 시달리고 나니 술이 깨나 집에 간다고 일어선다 민원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법이 마땅히 없으니 진퇴양난이다 우물속에 빠져도 간다는 국방부 시계처럼 6시 퇴근시간이다 오늘은 아들이 학원을 잘 다녀 왔을까 딸 아이는 이종형제들에게 맞지는 않았을까 차 키를 구멍에 넣는 순간 또 다른 상념이 아닌 현실이 거부할 수 없는 파도처럼 내 몸를 덮쳐버린다

빠져 나가야 한다 파도가 덮쳐 버린 몸땡이는 바둥거릴뿐이다

두 손이 허공중에 춤을 추고 두 발은 백미터 달리기 경주에 나서 열심이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야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딩동 벨을 누르는 순간 달려 나오는 건 딸아이다 엄마 하며 안기는 모습에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뻔 하였다 용케도 잘 참았다 하루종일 본인의 아들과 - 딸보다 두 달 늦은 남자아이-우리딸을 함께 보느라 기진 맥진이다 그래도 언니인 나에게 불평한마디 없다 목욕을 시키는 딸의 등에 시퍼런 멍자국이 이 곳 저곳에 있다 무슨일인가 아니 이렇게 되도록 동생을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하지만 아이를 맡기고 있는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온 밤을 자작나무 숲만 헤메고 있다 바보 병신 같은 난 또다시 내주장을 못하고 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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