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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 텅 빈 바닷가 귀퉁이서 만난 첫사랑
걸었다 심장을 덜어 내고 붉은 피도 쏟아 내고
나에게 남은 건 텅 빈 몸땡이뿐
돌멩이에 부딪혀서 발가락이 빨간색으로 물들어도
파도에 밀려온 조개에 무릎팍이 깨져도 절름발이가 되어도
어딘지도 모를 거리를 걸었다
비릿한 냄새와 철썩이는 소리가 등을 두드려도 나의 심자은 돌아 오지 않는다
코끝을 유혹하는 목련의 향기에 두 눈은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허둥 거렸고
심장은 모래밭에서 뭍은 흙을 털어 내느라 허겁지겁이다
벗었던 옷을 입고 회색빛 입술에 빨간 염료를 바른다
첫사랑의 향기다 떨리는 두 발은 이미 굳어 버렸다
오늘밤 밤하늘엔 질펀한 별들의 축제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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