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머리에 박혀 있는 연필심
" 어머니 여기 병원인데요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아요" " 무슨일인가요" "영진이가 좀 다쳤어요" 막 퇴근 준비를 하던차라 바로 출발 할 수 있었다 아들 머리 정수리 부분에 연필이 박혀 있었다 급하게 수술을 해서 빼냈다 담님선생님은 병원 계단에서 무릎을 꿇는다 " 선생님 왜 그러세요 선생님이 어떻게 다 관리 하겠어요 그런데 누가 그런거예요" " 제아들이 그랬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나가겠습니다" 하늘이 하얗다 둘이서 싸웠겠지 그랬으면 토닥였을 것인데 담님은 본인의 아들과의 다툼이라 그냥 두었던 것 같다 우리 아들도 절대 남에게 맞는 아이는 아닌데 상대 아이가 엄마백 믿고 더 나댔을 것이다 그리고 연필심이 머리에 박혀 버렸겠지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연필심이 박힌 사건은 오전에 일어났고 담님은 퇴근 하려고 하면서 우리아들이 머리가 자꾸 아프다고 하니까 확인을 한 것이다 정말 용서할 수 가 없었다 나쁜여자다 아무리 긴머리를 하고 천사같은 목소리로 " 어머니" 하고 부르면 무엇하는가 속은 악마인데 그 어린아이가 하루 종일 아팠을 생각을 하니 속에서 천불이 올라온다 참아야 하나 이것을 아작을 내야 하나 밤새 수술한 아이의 머리를 바라보면서 생각은 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 오고 간다 결론은 그래 넘어가 주자 그리고 유치원을 옮기자 직장여성이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온전히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과 같다 한 순간도 여자일 수도 없다 언제 오를지 모르는 열에 항상 대기중이어야 하고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사고 초록불을 켜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남편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다 우리시대엔 육아와 살림은 온전한 여자의 몫이었다 특히 우리집안처럼 정상이 아닌 비정상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주사님 순자가 수표를 들고 남편이 주었다고 자랑질 해요
머리가 아픈 아들을 일단 유치원에 보내고 다른 곳을 알아 보느라 머리카락이 산발이 되어 있는데 점심 식사를 막 마친 자활근로 여사님이 흥분해서 달려 오신다 " 주사님 순자 저 년이 오늘은 지 서방이 줬다고 수표를 들고 우리한테 자랑질 하네요 저거 조사 다시 해서 일도 못하게 하고 국가 보호도 못받게 하세요" " 네 알겠어요 조사해 볼께요. 싸우지 말고 잘 좀 지내세요" " 우린 안싸워요 저년이 먼저 시비를 거니까 그렇지" 헐레벌떡 다시 나가신다 사무실에서 청소를 하면서 일하시는 분들은 총 세분 이틀에 한 번꼴로 싸우신다 주요 쟁점은 이순자씨의 수표를 비롯한 소득 자랑 답은 없다 서로 잘지내야 하는데 서로 어려운 분들인데도 잘안되나 보다 " 이여사님 잠깐 이야기 좀 하시게요" " "여사님 수표는 또 무슨일이예요" " 죄송해요 이혼중인 남편이 와서 죽도록 패고 10만원쩌리 수표 한 장 던져 놓고 갔는데 이혼한 남편한테 맞고 사는 내가 처량해서 자랑 한 것인데 죄송해요 다시는 안싸울께요" " 그래요 그리고 그런 돈도 다 소득으로 잡히는줄 아시죠" " 네" 그렇게 잠시 불은 꺼지고 거리는 완전한 어둠을 품에 안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흙의 세상 차라리 마음 편하다 헝클어진 머리도 하루종일 컴퓨터와 상담으로 시뻘개진 눈동자도 반쯤 내려간 바지도 모두 다 감출 수 있는 어둠이 좋다 사거리앞 신호등은 오늘도 노란색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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