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쓰러진 눈꺼플 사이로 짝을 데리고 온 요물
신은 나를 지상으로 내려 보낼때에 무엇을 위해 보냈을까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 무엇 때문에 먹는가 난 무엇때문에 호흡을 멈추지 않는 것인가 하루종일 거미때들이 머리속에서 8개의 다리로 활보를 한다 요즘 급격히 왜 사는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어온다 사무실도 예전처럼 여전히 내가 설자리는 딱 그자리뿐이다 사실 나에게도 책임은 있다 내가 그 선만큼만 허락하니까 퇴근 후의 수다도 근무시간에 땡땡이도 난 허락 하지 않으며 여전히 회식자리의 술은 원천봉쇄다 그렇다 내가 내자신을 네모난 상자에 몰아 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두려움 아마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무의식속에 자리 잡은 두려움. " 큰아이는 태어나고 두 달만에 내가 사는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동사무소의 통장을 통해서 교회 권사라고 하는 보모를 만나고 그 집으로 아침마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퇴근 할 때 데려오는 방식의 양육이 시작 되었다 아이를 맡기기전 커피숖에서 만난 보모는 본인은 다른 아이를 한 번도 길러 보지 않아서 잘 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난 교회 권사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며칠 후 아이를 데리고 보모의 집으로 갔는데 20평정도의 좁은 집의 거실에 5-6명의 아이들이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난리법석이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옆집 아이들인데 금방 갈거라고 한다 점심시간에 다시 가봤더니 침대하나 겨우 들어가는 좁은 방에 놓여진 침대 옆 겨우 사람 하나 다닐 수 있는 공간에 아이가 누워있다 마음이 복잡하다 그렇게 몇날을 다녔다
2개월된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인 보모
아침마다 전화가 오는 친정엄마가 이상하다고 하신다 아들은 잠귀가 예민해서 아주 작은 소리에도 잠을 안자고 일어나는데 출근길 자동차 소리와 수 많은 소음에도 잘 수 가 없다고 하신다 당장 친정엄마가 올라 오셔서 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셨다 결과는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이고 아침마다 보았던 아이들은 모두 본인이 돈을 받고 키우던 아이들이었다 친정부모님은 노발 대발 신고하신다고 난리셨는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뒷걸음질로 자취를 감춰버리는 영숙의 특성이 나온다 그리고 아이는 2주간 거의 경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을 찾아 갔다 맑은 하늘에 비가 올줄 누가 알겠는가 자작나무숲에 은사시나무가 끼어 들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게 큰아이는 6살이 될 때까지 친정에서 자라게 되었다 오늘도 비정상인 인간은 새벽이 되어야 도둑고양이처럼 기어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 노릇을 하겠지 마음의 중심은 날카로운 도구가 필요하다 아니 그것도 싫다 그냥 안보고 살고 싶다 이혼이라는 제도가 있지 않은가 왜 난 사용하지 못하는가 왜 난 모진세월을 참고 더러운 냄새나는 짐승을 집안에 들여야 하는가 맞다 이혼은 절대 안된다는 아비와 어미의 협박, 딸의 고통을 알면서도 철저하게 외면하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위인양 대하는 아비와 어미 때문이다 그렇게 코스모스가 시들고 호숫가 후미진 곳에 동백이 피어날 때 갈비뼈 한쪽은 텅 비어 갔다
뼈 사이의 혈관들이 터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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