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9 한 판 거하게 놀아 보자던 요물이 결국 판을 깔았다

한 판 거하게 놀아 보자던 요물이 결국 판을 깔았다

온 몸에 문신을 하고 들어온 남자,  직원들은 그 순간 공중부양을 하고야 만다 결국 나의 몫이다 세상을 모르고 그저 아비와 어미가 정해놓은 선안에서 30년이 넘게 살아왔다 여고시절 처음 등장한 전자오락실은 근처만 가도 큰일이 나는 줄 알고 오락실이 보이면 먼길을 돌아서 갔다 만화를 보면 불량 학생이라는 가스라이팅에 여고를 졸업 할 때까지 만화책 한 번 읽지 못하고 졸업을 했다 그런 나에게 그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늘 무대포로 감당해 나가는 영숙의 성격은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 되었다 상담실로 데리고 들어가 이 것 저 것 정부의 지원 자격에 대해서 상담을 해주고 그들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사무실 문을 나섰다 이 일로 난폭하고 강한 민원은 모두 영숙의 몫이 되었다 영숙은 그런 상황들이 딱히 싫지는 않았다 세상이 그어 놓은 선 밖에서 세상을 향해 손짓하는 그들에게 애정 아닌 애정을 갖게 되었고 차츰 끈끈한 정마저 들어가고 있었다 청내에는 민원해결사, 알코올중독자의 대모 등  수 많은 수식어가 하나 둘 영수에게 붙기 시작 하였다 

 나의 가슴 한 켠에 세상의 선 밖에 있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고개를 넘다 무릎이 깨진 그들 눈꺼플 사이에서 오락 가락하는 요물의 생각이 궁금하다 때로는 비굴함을 안겨 주기도 때로는 억울함을 안겨주기도 하다가 어떤날은 뜨거운 사랑을 줘 누군가를 안아주게 하니 도대체 너는 누구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주섬 주섬 가방을 챙긴다 자작나무숲에는 두 켤레의 신발이 있을까 궁금증이 갑자기 가슴을 치고 올라온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음이 공허했을까 고독을 느낄 시간도 없이 두 발이 닳도록 걸었던 시간이었는데 그 와중에 그리움의 강을 넘어 오고 있는 영혼이 있나보다 고개를 저어본다 떨어져 나가다가 다시 붙는 진디기처럼  빨간 혈관 사이를 유영하 듯 춤을 추고 있다 그냥 이럴때가 있겠지 하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영숙 특유의 성격이 나온다 왔으면 가겠지 떠나겠지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리움은 고독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허락하는 곳이 있다면 철제침대위 낮이 밤이 되고 밤은 곧 새벽이 되는 세월들 어느새 두 손은 자동차세를 체납한 자동차의 번호판을 떼고 있다 배는 남산만 하고 걸음은 펭귄처럼 걷고 있어도 일은 남보다 앞서서 열심이다 아마 타향에서의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겠지 그렇다하더라도 계란 노른자위는 끼리끼리 나눠 먹는다 한번도 따뜻한 바람이 나에게로 불어 온 적은 없다  그나마 살아 남는 방법이 남 보다 더 움직이는 것이었을까 새벽부터 번호판을 떼고 먹는 아침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뱃속의 아이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식성 또한 엄청나다 항상 두그릇을 먹는다 오죽하면 사무실앞 슈퍼아줌마가 그만 먹으라고 했을까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가 고맙다 " 차주사님 잔화 받으세요" " 어디예요" " 시청 과장님이세요" " 과장님이 왜 날 쐐하다""여보세요 차주사 시청이예요 엊그제 상담 나간 김복순할머니 계시죠  그 분 국가 보호 계속 바들 수 있도록 하세요 구의원님이 일부러 오늘 나를 찾아 왔어요 차주사가 말을 안듣는다고" 기가 막힌다 쌀집을 운영하다 구의원이 된 그 분은 모든 것이 당신이 원하면 다 되는줄 알고  있다 공무원들이 무조건 당신의 말은 다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 좀 더 조사 하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당장 나가 봐야 한다 그 집은 호적에 없는 딸들과 함께 거주한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주사 중인 세대이다 상대에게 틈이 안보이게 하려면 나도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집을 방문하여 상담 하면서 이 곳 저 곳을 사진을 찍고 민원인에게 직접 국가의 보호로부터 중지 됨을 통보 하고 나왔다 후폭풍이 장난 아닐 것이다 다음날 울리는 전화 " 차주사님 시청이예요" 사진과 함께 보고한 공문을 보고 과장님이 전화를 하신 것이다" 차주사 고생했어요 조사 내용이 사실이면 어쩔 수 없네" 잠시 후 " 야 차영숙 너 내가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릴거니까 각오해라  감히 나말을 안들어" " 네 알겠어요" 그렇게 한바탕 동네를 휘어감은 해일이 지나고 온 몸의 촉수가 하늘로 쏟았다 지하 깊은 곳으로 자취를 감쳐 버렸다 쉬고 싶다 철제침대가 필요 하다 오동나무에서 나온 바람은 언제나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