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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차선 도로를 이탈하였다

100-94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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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

 

아주 오랜 된 기억속의 대화이다 " 언니 인생이 뭐야" " 응 인생은 고해지" 나의 답변을 들은 직원은 한참을 웃는다 나의 말에 동의가 바로 나오지 않고 웃음이 나온다는 건 그녀의 인생이 그런대로 살만하다는 뜻이겠지 난 무의식의 의식속에서 고해라는 말이 나온 곳이고 하지만 그녀에게도 말 못한 고민은 있다 장애를 가진 아들 일일이 말하지 못하고 얼마나 가슴 앓이를 하면서 살아가겠는가 그 자식보다 나중에 세상을 떠나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고해일 것이다 남들보다 더 많은 자갈길을 걸어 왔고 남들보다 더 특별한 인생을 살아 왔기에 하지만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슬픈 표정, 고통스러운 표정 짓지 않고 산들을 넘어 왔기에 나의 가슴은 더 이상 숮덩이가 쌓일 공간이 없다 늘 생각했다 자서전을 쓰겠다고 내가 부쩍 자서전에 열심이었던 이유는 작년의 갑작스런 심근경색에 의한 시술이었다 언제갈지 모르는 인생 내가 살아온 부당하게 억울하게 쓰여진 내 이름 석자의 명예를 되찾아 주고 싶었다 이제는 밑작업이 끝났다 100가지 시트를 가지고 버므려서 풍성하게 열매를 맺어 보자 그 시간들이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난 시작했으니 반은 끝난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박지수

 

하늘에서 하얀 솜털들이 내리는 순간에도 

태양이 손을 흔들고 언제나처럼 달님이 창을 두드리는 순간에도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가면을 쓰고 멋지게 와인잔에 건배를 외치는 순간에도

달빛도 별빛도 외면한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인생이라는 열차는 정차하지 않고 운행 되고 있다

열차안의 나의 자리는 누구도 앉지 못한다 오로지 나만의 자리이다

푹신한 방석도 가져다 놓고 향기 좋은 커피도 한 잔 준비하자

그리고 언제 정차할 지 모르는 순간을 대비하여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나만의 가방에 넣어야지 

오늘밤엔 내 옆자리에 아직은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당신이 앉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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